술을 마시고 시속 130km로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등학생을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가 자동차에 붙인 스티커를 토대로 그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A(36)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40분께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한 삼거리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달리다 건널목을 건너던 고등학생 B(17) 군을 치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시속 50㎞의 속도 제한이 있던 곳임에도, A 씨는 시속 130여 ㎞로 달리다 사고를 냈다.

A 씨는 사고 후 그대로 달아났고, 사고 현장에서 1.8㎞ 떨어진 인근 사거리 전봇대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학교를 마치고 가다 사고를 당한 B 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 씨는 체포 당시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혈중알코올농도 0.11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A 씨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고, 30분 넘게 20여㎞를 달리며 신호도 무시하고 중앙선을 넘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난폭 운전에 사고 현장까지 뒤쫓아온 다른 운전자도 있었다.

이 사고가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A 씨의 차량 모습도 화제가 되고 있다.

A 씨의 차량 뒷부분에는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 차선입니다', '보여? 안전거리 미확보', '브레이크 성능 좋음 대물보험 한도 높음?', '방지턱 거북이'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었던 것.

이는 2년 전 한 누리꾼이 '도로에서 특이한 차량을 봤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찍어 올린 사진에 등장하는 차량과 똑같은 차종에, 스티커도 같은 것이었다.

유튜버 ‘카라큘라 미디어’도 이 차량 사진을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리며 A 씨에 대한 신상 추적에 나섰다.

카라큘라는 “A 씨에 대해 잘 아는 분의 제보를 기다린다”며 “해당 운전자는 자동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차량에 기괴한 문구들을 스티커로 부착하고 평소 과속 운전하는 모습을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등지에서 영상을 공유하며 자랑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결국 피지 못한 꽃이 누군가의 잘못으로 안타깝게 별이 되고야 말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