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GJC)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은 가운데 실채무자인 GJC 임원은 억대 연봉을 받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가 채무 이행을 위한 GJC 기업회생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정작 채무 당사자인 GJC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일 GJC가 강원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JC 임원 A씨에게 지급된 총 급여는 1억223만3000원이다. 월 단위 기준 많게는 914만5000원의 급여를 받았다.
 

문제는 2019년 8월부터 A씨에게 해마다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지급하는 GJC가 강원도에 2000억원이 넘는 보증채무를 지게한 채무자라는 점이다. 앞서 강원도는 2013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레고랜드) 조성사업을 위해 GJC가 BNK투자증권으로부터 부지 환매약정을 신용담보로 차입한 2050억원에 대한 보증채무 이행각서를 작성했다. 즉, GJC가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강원도가 대신 갚게 되는 구조다.
1차 만기일은 지난 9월 29일 종료됐으며 계약서상 최종만기는 2023년 11월28일이다. 현재는 2023년 1월까지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대출금리는 연 4.8%로 매년 이자만 100억원 가까이 발생한다.

강원도로부터 레고랜드 조성·운영을 위한 사업시행 전반과 하중도 전체 부지개발 등 권한을 넘겨받은 GJC는 당초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춘천시 하중도 개발부지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매각대상 면적은 12만6313평에 달한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매각대상 면적 중 10만8917평, 약 86% 매각에 성공했다고 밝힌 GJC는 매각대금으로 약 3714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매도자(GJC) 의무사항인 실시계획인가와 환지정리(확정측량) 지연으로 총 대금 중 1805억만 확보, 나머지 대금은 아직 지급받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강원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GJC는 사업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등에 따라 부지 전체를 매각하더라도 약 412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적공원 박물관 사업비 약 327억원을 포함하면 8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전망도 GJC내부 추정치로 강원도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발생한 적자는 고스란히 강원도의 채무로 돌아가게 된다.
 

올해 연말 강원도 부채가 최대 1조원으로 예측, 긴축재정에 나선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GJC의 부채까지 떠안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강원도에 따르면 정작 실채무자인 GJC는 강원도가 요구하는 각종 자료 요청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강원도청 일각에서는 "최소 1000억원이 넘는 채무를 떠넘겨 놓고 억대연봉을 챙기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GJC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강원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나오는 등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GJC는 강원도의회 보고자료를 통해 "사업 장기화로 금융비용과 관리비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레고랜드 테마파크부지와 문화재 보존지역 등 GJC와 무관한 강원도 소유부지에 사업비가 과다 투여됐다"고 해명했다. 또 "문화재 반대단체와 시민단체의 고소고발 등 공사방해로 인한 공사비가 증가됐다"며 "사업종료 단계의 우발비용 발생 등으로 사업적자 폭이 대폭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